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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 21 Nov 2024

헤르마스의 양치기서

Originally posted 2023-11-23 15:28:14.

양치기서(The Shepherd)는 에페수스(Ephesus) 근처 파트모스(Patmos)에서 서기 88년에서 97년 사이에 헤르마스(Hermas)가 쓴 책입니다.

 

바나바스 복음서처럼, 이 책은 신의 유일성을 단언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일단 삼위일체 교리를 바울 기독교회 당국이 확고하게 뿌리내린 다음, 그 책을 없애려는 노력을 공동으로 강구했는데 이 책은 서기 325년 니케아 공회의에서 결정한 금서 중에 한 권 이였습니다.

 

헤르마스는 요한이 복음서를 쓸 때와 거의 같은 시기에 양치기 서를 썼던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 책이 그 전에 쓰여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헤르마스가 신약성서 중 네 권의 복음서를 결코 읽지도 보지도 못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양치기서가 현존하지 않은 초기 복음서인 히브리 복음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도 주장 하지만, 헤르마스가 그 책을 쓴 경위를 전하는 이야기를 따르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입니다.

 

니케아 공회의 때까지 헤르마스를 사도로 여긴 예수의 초기 추종자들이 이 책을 인정하여 널리 이용했는데 서기 2세기 말 엽,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Clement)가 이 책을 신약성서 일부로 받아들였습니다.

오리게네스(Origen, 185-254 A.D.)도 이를 계시서라고 여겼으며, 이 책은 4세기 중엽에서 사용 된 시내 사본(Codex Sinaiticus) 뒷부분에 위치했습니다. 테르툴리아누스(A.D. Tertullian, 160-220 A.D.)는 처음에 이를 받아들였다가 나중에 몬타누스 주의자(Montanist)가 된 뒤에는 이를 부인하였습니다.

이라네우스는 이 책을 경전으로 인정했지만 케사리아(Caesaria)의 유세비우스(Eusebius)는 거부했는데 아사나시우스(Athanasius)는 367년 새로운 개종자들이 개인적으로 읽기에 적합한 책으로서 받아들였습니다.

 

페르시아 출신 기독교인 마니케아우스(Marichaeaus)는 그 책을 동로마로 가져갔으며, 단테(Dante)는 분명 그 책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바 있습니다.

 

양치기서는 분명 무시할 수는 없는 책이었으며, 신을 염원하고 사랑하는 대다수 초기 기독교인들은 이걸 계시로서 받아 들였습니다. 예수 가르침을 ‘헬레니즘화’하려는 초기 단계에서, 또 예수를 따르는 많은 추종자들이 모세가 유대인들에게 가져온 가르침을 그분이 재건하고 확장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아직도 잘 알고 있던 당시에, 그 책이 쓰여진 것은 이들이 아직 구약성서를 믿고 따랐으며, 양치기서가 자기들이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으므로, 그 책을 경전 속에 포함시켰습니다.

 

유대 율법을 더 이상 기독교인이 따를 필요가 없노라고 생각을 함으로서 나중에 ‘신약성서’라는 새로운 경전이 쓰여졌는데, 이 새로운 책과 구약성서 사이에 모순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모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약성서를 교회 당국이 그대로 받아들였는데 이는, 구약성서를 노골적으로 거부 할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나 않을까 해서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당연히 혼란만 가중되었다. 구약성서를 인정함과 동시에 거부하려는 시도 때문에, 신약성서 자체에 모순이 생겨났으며, 옛 것을 공개로 거절하지 않은 채 ‘새’ 것이라고 발표해야만 했다. 그러나 초대 교회에서 책들을 공식으로 정리하면서도 모든 이야기와 교리를 서로 일치시키려는 노력은 실제 없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예수의 가르침이 가장 잘 담겨있다고 생각한 경전들을 마음놓고 이용하고 참조하였다. 삼위일체 교리가 발달 형성되어 325년에 공식적으로 승인됨에 따라, 그러한 자유의 범위를 바울교회 당국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았다. 네 권만을 선별하여 받아들여서 예수가 출생한 뒤에 쓰여진 다른 경전은 모두 금지하였다. 그러나 이제 발달하기 시작한 ‘신비의’ 교리에 완전히 만족하지 않고 금서 몇 권이 적당하다고 깨달은 바울교회 지도층은 그 책들이 비록 교회에서 갖는 새로운 교리와 직접 모순이 된다하더라도 그대로 두려고 했다. 그런 책들을 모아 교회 당국자들만 사용하도록 제한하였다. 그 책들은 “사람들로부터 숨겨졌다.”는 뜻인 외경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성경에서 제외가 된 뒤, 이를 소지한 자들과 함께 공개로 없어진 이 책들의 사본을 극소수만이 소유하고 있었다. 바나바 복음서처럼 헤르마스의 양치기서도 마찬가지 운명에 처해졌다. 신약성서에서 제외한 다음에도 삼위일체를 믿는 자들 마음에 혼란이 생기게 하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없애려고 하였다.

이 시도는 실패하였다. 이 책을 참조했다는 여러 기록이 있으나, 서양에서는 오랫동안 아무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1922년 이 책의 3세기 파피루스 필사본이 등장하였다.

헤르마스가 사용한 그리스어는 단순한 지방말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었지 지식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자명하다. 그 문체는 솔직하고 비형식적이며, 헤르마스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표현하는 독창력이 매우 뛰어났다.

헤르마스는 자신이 체험한 네 번의 환영을 말하면서 이 책을 시작하는데, 마지막 경우에는 천사가 양치기 옷을 입고 나타났으며, 이를 계시라고 불렀다. 천사는 헤르마스에게 일러 말하기를, 헤르마스가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함께 살도록 ‘가장 존경하는 천사’(즉, 가브리엘 천사)가 보내서 왔다고 한다.

천사는 그에게 명령하여 ‘명령과 우화’를 전부 받아 적으라고 하였다. 이 천사는 ‘가장 존경하는 천사’가 말한 것을 그에게 받아 쓰게 하였으므로, 초기 기독교인들은 이를 계시서로 여겼다.

다음은 그가 받아 적은 명령이다:

 

1

우선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모든 것을 창조하고 조직하셨고, 존재하지 않은 것에서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셨으며, 모든 것을 포함하시지만 그분 자신만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음을 믿으라. 그러므로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을 경외하라. 그리고 그분을 경외하면서 자제하라. 이 명령을 명심하라. 너 자신으로부터 모든 사악함을 멀리하고 정직의 미덕을 가까이하라. 이 명령대로 따르면 하나님을 사랑하며 살게 되리라.

 

2

진실하고 솔직하라. 남을 욕하지 말며 남이 하는 그런 말을 듣고 즐거워하지 말라. 선을 행하고 관대히 베풀라.

 

3

진리를 사랑하라.

 

4

청결을 지키라. 행동뿐 아니라 생각에서도 청결하라.

 

5

인내를 갖고 이해하라. 주님은 인내 속에 사시지만, 악마는 성급함 속에 산다.

 

6

옳은 것을 신뢰하고 그른 것을 신뢰하지 말라. 정직은 곧고 평탄한 길이요, 악행은 굽은 길이다. 사람마다 두 천사가 있으니 하나는 정직의 천사요, 다른 하나는 악의 천사이다.

 

7

주님을 경외하고 하나님께서 하신 명령을 지키라.

 

8

나쁜 짓을 자제하고 악을 행하지 말라. 그러나 선한 일은 자제하지 말며, 선을 행하라. 모든 악을 멀리하고 정도를 따르라.

 

9

너 자신에게서 의심을 떨쳐버려라. 의심하지 말고 주님께 청하면 모든 것을 얻으리라. 하나님은 원한을 품는 자와 같지 않으며, 그분께서 지으신 것에 동정을 느끼시고 용서하신다. 그리하여 네 마음 속에 들어있는 속세의 모든 허영을 정화하라.

 

10

너에게서 슬픔을 떨쳐 버려라. 이것은 의심과 나쁜 성질의 자매이다.

 

11

사이비 사도와 상의하는 자는 우상숭배자요, 진리를 회피하는 자이다.

헤르마스가 천사에게 어떻게 진짜 사도와 사이비 사도를 구분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묻자, 천사는 우선 영이 깃든 자는 무엇보다도 유순하고 조용하며 겸손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모든 악과 세상의 부질없는 욕망을 멀리하며 자기 말을 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말하지만 모든 권능은 주님께 속한다.

 

사이비 사도는 자신을 치켜세우고 앞자리에 앉기를 바란다. 그 자는 대담하고 염치없고 말이 많으며, 사치를 부리고 자기 예언에 대하여 돈을 받는다. 신의 영이 예언에 대한 돈을 받을 수 있겠는가? 사이비 사도는 선한 사람을 멀리하고 의심 많고 허영심이 많은 자들을 가까이 하며, 그들이 바란 대로 거짓말만 한다. 빈 그릇 사이에 빈 그릇을 놓으면 깨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균형을 이룬다. 돌을 집어서 하늘을 던져 보라. 어디만큼 닿을 수 있는지 알 것이다. 이 세상 것들은 무력하고 허약하다. 반면에 위에서 오는 힘을 보라. 우박은 매우 작은 덩어리지만 사람 머리에 떨어지면 그 아픔은 어떠한가! 혹은 다시 지붕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라. 돌에 구멍을 뚫지 않는가! 이처럼 위에서 오는 신의 권능은 강력하다.

 

12

너 자신으로부터 모든 악한 욕망을 벗어버리고 선하고 성스런 욕망의 옷을 입으라.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인간을 위해 창조하시어 인간에게 복종하게 하였으며, 하늘 아래 모든 것을 지배할 완전한 권한을 주셨다.

자기 마음 속에 주님을 둔 자는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

하나님의 종복처럼 행동하라. 악마는 하나님의 종복을 제어할 수 없다. 악마는 이들과 싸울 수는 있어도 던질 수는 없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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